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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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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138.19) 댓글 0건 조회 4,198회 작성일 09-03-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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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  외 1편

송민수 (금서면 화계리 출생)


빨갱이란 낮선 이름 조명탄 터뜨려
지리산을 온통 빨갛게 물들인 육이오때
골 깊은 지리산에 뿌리 내린 공비는
잠꼬대 같은 사람이 아니네

남 싸움에 끼어들어 개죽음 할 수 없다고
의연히 맞서던 하씨 아들 준규
부도 가난도 없는 세상 만든다는 말에
눈이 횃불처럼 불타던 새터마을 민기영
아비가 경찰 덕에 죽을 목숨 건졌는데
그 값을 못해서 산으로 은신한
방실마을 동신이네 가족

경찰손에 맞아 죽은 무고한
남편 원수 갚겠다고 소매 걷어 부친 순등이
빼앗긴 나라 찾은 전쟁이란 감언에
동심을 빠뜨린 묵은터 청소년 송이루
내레 김일성 아바이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남조선을 통일하러 함경도에서 왔수다

북녘 사투리의 야릇한 향내를 빼면
아침저녁 마주보고 눈맞추던 가족이네
눈웃음 주고 받던 이웃사촌이네

속모르는 순경은 복날 개 패듯 족치지만
매맞고 이웃 등에 업혀온 할멈과 할아범
혀가 아무리 들쑤셔도 입술이 가로막아
자식이 왔다 갔단 말 절대로 못하네
불 맞은 짐승처럼 죽어서 돌아오면
피범벅 된 시신을 끌어안고 혀 깨물며
집 나간 자식 찾아줘서 고맙다는 말밖에 못하네

산 몸살하다 지고만 철쭉처럼
나라가 홍역 앓아
꽃처럼 피었다가 스러진 게 빨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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